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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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심의 단계와 자기구성에 대한 고찰

아흔살에 깨달은 아홉가지를 보며 든 여러 생각들을, 인용과 함께 정리 하였습니다.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빌려 자기구성(Self-Constitution) , 즉 “일관성(consistency), 통일성(unity), 전체성(wholeness)”, 곧 성실성(integrity) 을 주장함

나에게 일관성은 아주 중요한 가치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앞에서 나는 늘 같은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나를 꾸미고 감추는 일을 누구보다 잘했지만, 그만큼 지쳐버렸다.

공자는 인생을 나이별로 구분하며, 일흔이 되면 ‘종심’에 이른다고 했다.

종심이란,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도를 벗어나지 않는 단계를 뜻한다.

내게 이 말은 “인생을 마음대로 살아도 되는 자유”를 얻는 길처럼 들렸다.

스무 살 전후, 성인이 되던 무렵 나는 진실하지 못한 관계에 지쳐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각종 대외 활동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다.

또래보다 소통도 어렵지 않았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도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외로움과 단절감을 느꼈고, 그 모순에 문제의식을 품었다.

내면의 외로움은 병적이고 강박적이었다. 무엇이든 바꿔서라도 그 문제를 고치고 싶었다.

스스로를 분석해 보니,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모습은 완벽하고 매력적이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만든 가면이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진정으로 연결될 수 없었고, 가면이 벗겨질 때면 부끄러움에 연락을 끊고 숨곤 했다.

그러나 외롭지 않으려면 가면을 벗어야 했다. 가면을 벗기 위해선 왜 그것을 쓰게 되었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뿌리는 단순했다. 나는 스스로 초라하고 부족하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느꼈다.

그때 ‘종심’이라는 개념이 한 길을 제시했다. 마음 가는 대로 나를 드러내도 당당해지려면, 선한 것에 기뻐하고 악한 것에 분노하며, 타당하고 이치 있는 생각과 사상을 세워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이제 나는 그냥 솔직하게 산다.

일관성은 내가 자유롭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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